​​ 4대 기본 맛에 매운맛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와 제 6의 맛은?

4대 기본 맛에 매운맛이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와 제 6의 맛은?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맛을 느끼고 또 맛을 느끼는 현상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어떠한 맛 연구가 필요할지 최근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4가지 맛 개념에서 추가된 기본 맛인 제5의 맛, 제6의 맛 등이 무엇인지도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맛


먼저 우리 몸은 왜 맛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을까요. 
맛있는 것을 찾아먹기 위한 본능일까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물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를 외부에서 체내로 공급받아야 하는데요. 
이렇게 몸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오는 음식물을 외부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물 즉 외부 정보를 만났을 때 내 몸에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해가 되는 것인지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음식물이라는 외부 정보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미각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어떤 맛인지 느끼는 것이 미각의 전부가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죠.  물론 지금은 대부분의 외부 정보에 대해서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고 또 안전한 유통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환경이 편리하게 변했다고 할지라도 맛은 여전히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 4가지 기본 맛

그럼 맛이란 과연 뭘 말하는 걸까요?

1960년 독일의 헤닝(henning)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을 4원미 또는 진미(real taste)라 하고 이 4 원미의 배합에 의해서 모든 맛이 구성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를 기본 맛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그는 모든 맛이 단맛, 신맛, 쓴맛, 짠맛 이렇게 네 가지 맛을 꼭짓점으로 하는 맛 사면체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모든 맛이 이 네 가지 맛의 조합으로 표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죠.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해 보이죠.
하지만 사실상 결코 그렇게 간단한 개념은 아니랍니다. 
그가 말한 기본 맛이란 첫째 다른 기본 맛과 명확히 다른 맛이어야 하고요 둘째 어느 인종이라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맛이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기본 맛과 조합했을 때 그 맛을 만들 수 없는 독립된 맛이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신경생리학적 또는 생화학적 증명이 가능해야 하죠. 
이러한 헤닝의 맛 사면체설은 백여 년 동안 특별한 정의나 논란 없이 정설로 굳어져 왔고 이 네 가지 맛을 기본 맛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2. 제5의 맛 감칠맛

그런데 정말 이 네 가지 맛만을 기본 맛으로 할 수 있나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최근 이삼십 년 간의 연구를 거쳐서 이 네 가지 맛 이외에도 한 가지 맛이 더 기본 맛에 추가되었는 데, 우리가 음식에 밑간을 낼 때 많이 사용하는 그 맛으로 다시마나 멸치, 소고기 또는 버섯을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든 국물에서 느껴지는 바로 그 맛입니다. 

달지도 짜지도 쓰지도 시지도 않은 맛이며, 또한 이 네 가지의 기본 맛을 어떻게 조합해도 만들어지지 않는 독립된 기본 맛으로 흔히 우리가 감칠맛(umami)이라고 부르는 맛 입니다.

 

감칠맛

 

바로 이 맛이 제5의 기본 맛으로 인정되어서 현재는 과학적으로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감칠맛 이 다섯 가지의 맛이 기본 맛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3. 제6의 맛 지방 맛 또는 칼슘 맛

하지만 최근 수년간 미각 신호를 일으키는 분자 물질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바로 지방의 맛 성분을 수용하는 수용체가 맛세포 내에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사실입니다.

지방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혀에 있는 특정한 유전자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 데,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은 사람의 혀에 분포하는 CD36 이란 유전자가 지방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지방 맛을 잘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지방맛

 

이는 이미 쥐 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습니다.
동물의 혀에 있는 CD36을 무력화시켰더니 기름진 음식을 줘도 맛을 느끼지 못해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혀에 지방을 살짝 묻혔을 때도 CD36이 없는 동물은 소화기관에서 지방을 소화시키는 물질이 분비되지 않았죠. 
이러한 지방의 맛을 느끼는 CD36의 발견은 비만과 관련된 신약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 CD36이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에 비해 지방에 대한 민감도가 여덟 배나 높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CD36이 부족하면 지방 맛을 덜 느껴 더 많은 지방을 섭취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활용하면 비만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은 CD36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의 변이가 지방 맛에 대한 민감도의 차이를 유발하며,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약 20%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칼슘의 맛을 인지하는 수용체에 대한 분자 생물학적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지방 맛이나 칼슘 맛이 제육의 기본 맛 제칠의 기본 맛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되고 있습니다.

 

4. 매운맛이나 박하맛은?

그럼 한국 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매운맛 그리고 박하사탕을 먹으면 느껴지는 시원한 맛 등은 왜 기본 맛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런데 이것은 맛이라기보다 자극으로 분류하고 있는 데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매운맛

 

예를 들어 고춧가루에 함유된 매운맛 성분인 캅사이신이나 파카에 함유된 멘톨 같은 맛 물질을 수용하는 것은 미뢰가 아니라 미뢰 주변에 분포하는 수용 분자에 의해 감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매운맛이나 멘톨 같은 시원한 맛은 맛이라기보다 자극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고추의 매운맛을 수용하는 수용체가 사람의 맛세포에도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아직은 이 고추의 매운맛을 기본 맛으로 분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고추의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기대되는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의 기본 맛이 아닌 또 다른 어떤 맛이 앞으로의 연구를 거쳐서 새로운 미래의 기본 맛으로 등장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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