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피를 노인에게 수혈하면 젊어질 수 있을까?

젊은 피를 노인에게 수혈하면 젊어질 수 있을까?

불사의 생명을 누리기 위해 불로초를 찾아 헤매다 결국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중국의 진시황제, 생명 연장을 위해 어린 소년들의 피를 마셨던 로마의 교황 이노센트 8세, 젊어진다는 믿음으로 자신의 일기에 시녀나 마을의 처녀들 612명을 죽이고 그 피로 목욕하거나 마셨다는 기록을 남긴 헝가리의 백작 부인 바토리 에르제베트 등은 모두 불사의 영생을 꿈꾸던 사람들입니다. 아래의 이미지는 결국 발각되어 독방에 갇힌 채 죽어간 바토리 에르제베트의 초상화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인간에게서 분리해 낸 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이의 피를 노화나 치매 치료제로 쓴다는 개념은 2005년 부부 사이인 마이클 콘보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이리나 콘보이 교수팀이 처음 제안했습니다. 젊은 쥐와 늙은 쥐 혈관을 연결했더니 늙은 쥐의 근육과 간, 심장 세포가 회복된 것이다.  토니 위스코레이 스탠퍼드대 교수팀은 2017년 알츠하이머 환자 18명에게 청년 혈장을 수혈하는 임상 실험을 진행했더니 쇼핑을 하거나 식사를 준비할 정도로 일상생활 능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에 착안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업체인 앰브로시아는 2018년 건강한 청년 혈액을 공급받아 35세 이상 참가자에게 혈장 1리터당 8000달러를 받고 수혈하는 사업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FDA는 수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급기야 “젊은이의 혈장을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임상에서 입증된 바 없다”며 이례적으로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혈장을 대량 주입하면 거부반응이 일어나거나 수혈을 통한 감염 등 치명적인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지금까지 FDA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인간의 대규모 혈액 교환은 극히 일부의 악성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증상 완화를 위해 투여한 사례가 전부라고 합니다. 결국 논란만 남긴 채 회 춘의 영약으로 큰 인기를 끈 젊은 피 수혈은 중단됐습니다.

 

과학자들은 최근 단순히 '젊은 피'를 주입하는 것보다 혈액에 들어 있는 노화나 치매에 관련된 성분만 추출해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늙은 생쥐의 혈장 속의 낡은 단백질을 새것으로만 바꿔줘도 젊은 피를 수혈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국제학술지 ‘에이징’에 공개했다. 이리나 콘보이 교수는 “꼭 젊은 피의 수혈이 필요한 건 아니다”며 “늙은 피를 희석하고 노후한 단백질만 바꿔줘도 충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gdf11

 

이때 젊은 피에서 추출한 교체용 단백질은 GDF11(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1, 성장분화인자 11)이라고 불리는 물질로 이 물질이 늙은 쥐의 몸속으로 들어가 잠자고 있던 줄기세포를 다시 깨워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내는 것이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다만, 회춘 단백질로 알 려진 GDFII 단백질이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면서 골밀도를 감 소시키고 근육생성을 저하시킨 디는 정반대의 연구 결과도 나왔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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