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사조약에 반대해 자결했던 민영환의 상소

을사조약에 반대해 자결했던 민영환의 상소

충정공 민영환은 조선 말기의 문신으로 1905년 일본의 을사오적인 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과 야포와 기관총까지 동원한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 및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외교권 등 사실상의 국권을 일본에 넘기는 조약인 을사조약이 체결된 것에 조병세 등과 함께 조약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던 분입니다.

하지만, 상소를 막으려는 일제들에게 강제 해산 및 투옥 등을 당해 상소를 통한 저지는 실패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후 국운이 이미 기울었음을 느끼고 3통의 유서를 남기며 자살을 통해 일제에 반대하고 국민을 각성시키기 위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 이후 전 좌의정 조병세, 전 대사헌 송병선, 전 참판 홍영식, 학부 주사 이상철 등이 자결로 민영환의 길을 뒤따르게 됩니다. 

민영환의 자살로 촉발된 이러한 일련의 국민 계몽 일제 항거 운동은 의병 운동과 계몽운동의 기폭제가 되게 됩니다.

 

아래의 사진은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민영환(사진 가운데)의 모습입니다. 좌측의 사람들은 번역관 등이며, 우측은 러시아의 관리들입니다.

 

 

민영환은 명성황후의 조카였으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인물로 17세에 과거에 급제해 관직으로 등용되었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1904년 촬영된 충정공 민영환의 컬러 유리원판 사진입니다.

 

 

다시 을사조약 강제 체결 직후 시대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민영환 등의 을사조약 반대 상소가 거부당했을 때 고종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을사조약을 끝까지 비준하지 않았던 고종도 을사조약에 의한 국권 찬탈을 용인하지 않았던 것은 공통되는 점입니다. 하지만 의도하는 바는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민영환을 위시한 대신들의 반대 상소는 국민의 계몽과 이를 토대로 한 국권회복을 성토한 반면 고종은 을사조약에 반대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외세를 반대해서 국민과 국가의 힘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중앙집권적인 왕권강화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표면적으로는 대신들의 상소 행위를 일제가 강제적으로 진압해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고 하지만, 민영환을 비롯한 대신들의 상소는 동학 농민 혁명이나 독립협회와 같은 국민 계몽에 의한 일제 항거에 목적을 두는 반면 대한제국과 중앙 집권적 황제권의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던 고종이 같은 길을 가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민영환을 필두로 대신들의 자결은 목숨으로 국민들에게 일제의 부당함을 알리고 항거하라는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외국에게도 호소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목적은 동일하지만 침몰해가는 대한제국이라는 배에서 물을 퍼내고 있던 고종이 이러한 상소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민영환은 상소가 일제의 방해와 고종의 부작위에 한계를 느끼고 자결로써 의사표시를 하기 직전 3통의 유서를 남기게 됩니다. 한통은 고종에게, 한통은 국민들에게, 한통은 외국 공관의 지인에게 남기는 유서입니다. 다만, 3통 중 2통만 후세에 전해졌고, 고종에게 보냈던 유서는 후세에 전해지지 못했습니다.

 

- 국민에게 남긴 유서

 

〈마지막으로 우리 대한제국 이천만 동포에게 고함〉
오호라, 나라의 수치와 백성의 욕됨이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 경쟁 가운데에서 모두 진멸당하려 하는도다. 대저 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기를 각오하는 자는 삶을 얻을 것이니, 여러분이 어찌 헤아리지 못하겠는가? 영환은 다만 한 번 죽음으로써 우러러 임금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우리 이천만 동포 형제에게 사죄 하노라. 영환은 죽되 죽지 아니하고, 구천에서도 여러분을 기필코 돕기를 기약하니, 바라건대 우리 동포 형제들은 억 천만 배 더욱 기운 내어 힘씀으로써 뜻과 기개를 굳건히 하여 그 학문에 힘쓰고, 마음으로 단결하고 힘을 합쳐서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한다면, 죽은 자는 마땅히 저 어둡고 어둑한 죽음의 늪에서나마 기뻐 웃으리로다. 오호라, 조금도 실망하지 말라.
<출처 : 위키백과>

 

- 미국 공관 지인에게 남긴 유서

 

<미국 공사관의 지인에게 보낸 유서>
귀하는 오늘의 일본인의 목적과 행동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 국민이 입을 부당한 처사를 세계에 알리면서 귀하가 거중조정을 행사하고, 우리의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아량 있는 노력을 해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만일에 귀하가 우리나라를 위해 위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나의 죽어가는 영혼도 행복하게 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성실한 태도를 오해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귀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성립된 우리나라의 (미국과의) 최초의 조약을 귀하가 잊지는 않을 줄 믿습니다.
귀국 정부 및 국민들의 동정심을 실제로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에는 죽은 자도 알게 될 것이고, 귀하에게 감사할 것입니다.
<출처 : 유의영, 역사비평 제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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